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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전 세계 실험과 증거 기반 분석

팔나래 2025. 6. 1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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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전 세계 48개국 이상에서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실험이 진행되면서, 이 정책이 단순한 이론적 구상에서 실질적인 사회정책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핀란드, 케냐, 미국 스톡턴 등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들은 기본소득이 고용을 감소시키지 않으면서 정신건강과 경제적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케냐의 12년 장기 실험에서는 GDP 성장과 창업 증가라는 놀라운 경제적 파급효과가 관찰되었으며, 핀란드 실험에서는 수급자들의 삶의 만족도가 6.8점에서 7.3점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실증적 증거들은 기본소득이 단순한 복지확대가 아닌, 사회 전체의 웰빙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혁신적 정책임을 시사합니다.


기본소득의 개념과 역사적 배경

기본소득은 모든 시민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현금급여를 의미합니다.

이는 무조건성(Unconditionality), 개별성(Individuality), 보편성(Universality)이라는 세 가지 핵심 원칙에 기반합니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은 1962년 『자본주의와 자유』에서 복지 관료제를 대체하는 효율적 대안으로 음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를 제안했습니다.

벨기에 철학자 필리프 반 파레이스(Philippe Van Parijs)는 1986년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asic Income Earth Network)를 설립하며 기본소득을 "진정한 자유"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정의했습니다.

경제학자 가이 스탠딩(Guy Standing)은 프레카리아트(Precariat)라 불리는 불안정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정책으로 기본소득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토마스 페인(Thomas Paine)은 1797년 『농업정의』에서 상속세를 재원으로 하는 보편적 지분급여를 제안했으며, 이는 현대 기본소득 개념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의 상세한 결과 분석

핀란드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세계 최초의 국가단위 기본소득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25-58세 실업자 2,000명을 무작위로 선발하여 월 560유로를 무조건 지급했으며, 유사한 대조군과 비교분석했습니다.

고용효과 측면에서 수급자들은 대조군보다 2년간 평균 6.1일 더 많은 고용일수를 기록했습니다. 첫 해에는 17.2%의 고용일수 증가를 보였으며, 자영업 활동도 소폭 증가했습니다. 이는 기본소득이 근로의욕을 저해한다는 우려를 명확히 반박하는 결과입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정신건강과 웰빙 개선입니다. 수급자들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8점에서 7.3점으로 향상되었는데, 이는 월 800-2,500유로의 소득증가와 동일한 효과입니다. 스트레스와 불안 수준이 현저히 감소했으며, 우울증 완화와 전반적 웰빙 향상이 확인되었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소득 변동성이 줄어들고 재정적 스트레스가 감소하여 미래계획 수립 능력이 향상되었습니다. 또한 수급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핀란드의 정치제도, 사법부,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보고했습니다.


케냐 GiveDirectly 장기 기본소득 프로그램의 혁신적 성과

케냐에서 진행 중인 12년간의 대규모 기본소득 실험은 개발도상국에서의 기본소득 효과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연구입니다. 2016년부터 2028년까지 보메트와 시아야 지역 295개 마을의 23,000명을 대상으로 하며, 총 3천만 달러 예산으로 진행됩니다.

경제확장 효과가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장기 기본소득 마을에서는 창업이 40% 증가했으며, 농업에서 비농업 경제활동으로의 전환이 활발해졌습니다. 기업 수익, 비용, 순이익이 모두 크게 증가했습니다.

노동시장에서는 근로의욕 저하 현상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임금노동에서 자영업으로의 전환이 늘어났으며, 일시불 수급자들은 근로시간이 17% 증가하고 숙련직종 종사 가능성이 65% 높아졌습니다.

건강과 사회적 성과 면에서 입원율이 8.5% 감소하고, 기아율이 68%에서 57-62%로 떨어졌습니다. 의사 방문 확률은 27% 높아졌으며, 정신건강 개선과 우울증 감소가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기본소득 수급자들은 더 나은 회복력을 보였습니다. 봉쇄 기간 중 식량불안정 비율이 낮았고, 경제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더 잘 유지했으며, 대조군보다 우수한 정신적·신체적 건강상태를 유지했습니다.


미국 스톡턴 시범사업의 실용적 교훈

캘리포니아 스톡턴시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24개월간 125명의 주민에게 월 500달러를 무조건 지급하는 SEED 프로그램을 실시했습니다. 이 실험은 선진국 도시환경에서의 기본소득 효과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고용효과 측면에서 풀타임 고용률이 12% 포인트 증가했으며, 수급자들이 안정적인 정규직을 구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재정적 스트레스 감소로 인한 구직활동 역량 강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재정안정성은 극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소득 변동성이 대조군의 1.5분의 1로 줄어들었고, 긴급상황을 위한 현금유동성이 24% 향상되었습니다. 400달러 응급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급자 비율이 25%에서 50%로 두 배 증가했습니다.

지출패턴 분석은 비판론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37%는 식비, 22%는 공과금과 교통비, 11%는 생필품과 여가에 지출했으며, 알코올과 담배에는 단 1%만 지출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식비 지출이 50%로 증가하여 위기상황에서의 현명한 자원배분을 보여주었습니다.

건강과 웰빙 면에서 불안과 우울증이 현저히 감소했으며, 코로나19 기간 중 정신건강 회복력이 향상되었습니다. 자율성과 목표설정 능력이 강화되었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지역사회 참여도가 높아졌습니다.


캐나다 민컴 실험과 브라질 볼사 파밀리아의 장기적 영향

캐나다 민컴 실험 (1974-1979)

캐나다 매니토바 주에서 5년간 실시된 민컴(Mincome) 실험은 음의 소득세 방식으로 1,700여 저소득 가구를 지원했습니다. 도핀(Dauphin) 지역에서는 인구 1만 명 전체가 포함된 포화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노동시장 효과는 우려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남성은 1%, 기혼여성은 3%, 미혼여성은 5%의 근로시간 감소를 보였으며, 주된 감소는 출산휴가를 연장한 산모들과 학업을 계속한 청소년들에게서 나타났습니다.

건강성과는 놀라웠습니다. 입원율이 8.5% 감소했고, 사고와 부상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이 줄어들었으며, 정신건강 관련 의료접촉이 감소했습니다. 교육성과도 개선되어 고등학교 졸업률이 상승하고 대학진학률이 늘어났습니다.

브라질 볼사 파밀리아 (2003-2021)

18년간 운영된 볼사 파밀리아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건부 현금이전 프로그램으로, 최고 1,380만 가구(4,800만 명)를 지원했습니다. 극빈층에게는 무조건 급여를, 빈곤층에게는 자녀 교육과 보건의료 조건부 급여를 제공했습니다.

빈곤감소 효과는 브라질 불평등 감소의 20%를 차지했으며, 수백만 명을 극빈층에서 벗어나게 했습니다. 자금의 94%가 최빈곤층 40%에게 도달했습니다. 경제적 영향으로는 가계소비 증가, 식품소비 질 개선, 성인 노동참가율 2.6% 포인트 증가, 여성 노동참가율 4.3% 포인트 증가가 확인되었습니다.

건강성과는 혁신적이었습니다. 20년간 820만 건의 입원을 예방하고 71만 3,083명의 사망을 방지했으며, 예방접종 확대와 모자보건 개선을 이뤘습니다. 교육면에서는 등교율과 출석률이 향상되고 아동노동이 감소했습니다.


경제적 영향 분석: 고용, 소비, 인플레이션

고용효과에 대한 종합적 평가

전 세계 기본소득 실험들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패턴은 큰 폭의 근로저해 효과가 없다는 것입니다. 2024년 미국에서 실시된 최대 규모 실험(1,000명에게 월 1,000달러)에서도 노동력 참가율 감소는 2.0% 포인트, 주당 근로시간 감소는 1.3-1.4시간에 그쳤습니다.

근로시간 감소의 주요 원인은 새로운 기회 추구입니다. 케냐에서는 임금노동에서 자영업으로의 전환이 늘어났고, 캐나다에서는 산모들의 육아휴직 연장과 청소년들의 학업 연장이 주된 요인이었습니다. 이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활동으로의 시간 재배분을 의미합니다.

거시경제적 파급효과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연구에 따르면, 지출중립적 기본소득은 예방적 저축과 자본축적 증가로 총생산량을 13%, 고용을 10% 포인트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월 1,000달러와 같은 관대한 기본소득은 높은 소비세 부담으로 인해 고용과 생산량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제한적 증거가 있습니다. 기존 실험들에서 인플레이션 효과는 미미했지만, 특히 토지공급이 제한된 주택시장에서는 수요측면 가격압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규모가 중요한 요인으로, 소규모 실험과 전국적 실시의 효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비용과 재정조달 방안

앤드류 양(Andrew Yang)의 자유배당금(Freedom Dividend) 제안(연간 12,000달러)은 총 2조 8,000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제안된 재정조달 방안들을 살펴보면:

부가가치세(VAT): 양이 제안한 10% VAT는 연간 약 9,520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지만, OECD 분석에 따르면 9,000달러 기본소득을 위해서는 22% VAT가 필요합니다.

탄소배당(Carbon Dividend): 톤당 20달러 탄소세로 적정 기본소득을 조달하면서 기후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톤당 100달러 탄소배당금은 빈곤을 10%, 심각한 아동빈곤을 27%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자동화세(Automation Tax): 금융거래세로 연간 약 780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지만, 기본소득 비용 대비 제한적입니다.


사회적 영향: 보건, 교육, 범죄율, 사회결속

보건분야의 혁신적 성과

기본소득의 정신건강 개선 효과는 모든 실험에서 일관되게 나타납니다. 영국 모델링 연구에 따르면, 기본소득 도입으로 21년간 20만-55만 건의 불안과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이는 3억 3,000만-9억 3,000만 파운드의 의료비 절감 효과를 가져옵니다.

신체건강 측면에서는 출생체중이 평균 38.8g 증가하고 저체중아 출생 확률이 14% 감소했습니다. 나미비아 실험에서는 아동의 체중 대비 연령지수가 크게 개선되어 영양실조가 42%에서 10%로 감소했습니다.

의료이용 패턴도 개선됩니다. 캐나다 민컴 연구에서는 입원율이 8.5% 감소했으며, 특히 정신건강 관련 입원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예방적 접근이 강화되면서 응급상황이 줄어든 결과입니다.

교육성과와 아동발달

기본소득은 교육성과를 일관되게 향상시킵니다. 캐나다 민컴에서는 고등학교 졸업률이 상승하고 대학진학률이 늘어났습니다. 나미비아 실험에서는 등교율이 극적으로 개선되어 90%의 부모가 학비를 지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동발달 측면에서는 인지, 행동, 신체발달 영역에서 모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납니다. 기본소득을 받는 가정의 아동들은 읽기와 수학에서 더 나은 학업성취를 보이며, 세대간 빈곤전수를 차단하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핵심적 기제는 경제적 안정성입니다. 가정이 아동 노동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지고, 교통비와 학용품 구입이 가능해지며, 부모의 스트레스 감소로 자녀 교육지원 능력이 향상됩니다.

사회결속과 공동체 강화

범죄감소 효과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됩니다. 나미비아 연구에서는 스트레스 수준 감소로 지역주민들이 사회결속을 형성하고 협력하기 시작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빈곤감소를 통한 소득지원이 범죄율 감소와 연관된다는 연구증거가 있습니다.

사회신뢰와 집단효능감도 개선됩니다. 핀란드 실험에서 기본소득 수급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정치인, 정당, 의회, 사법부,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습니다. 나미비아에서는 "지역사회 정신 고양으로 지역활동 수준, 상호사회적 유대, 참여적 지역사회 관여가 높아졌다"고 기록되었습니다.

보편적 특성으로 인한 낙인효과 제거가 중요한 기제입니다. 선별적 급여와 달리 모든 시민이 받는 기본소득은 수급 자체의 부끄러움을 없애고, 경제적 안정성으로 지역사회 참여 여유를 제공합니다.


가정폭력 감소와 성평등 효과

기본소득의 성평등 촉진 효과는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 5명 중 1명이 자신만의 돈이 없어서 폭력적 관계를 떠날 수 없다"고 응답한 연구결과가 있듯이, 기본소득은 경제적 독립성을 제공하여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합니다.

가정안정성이 향상되어 재정불안정으로 인한 가족갈등이 감소하고, 아동복지가 개선됩니다. 기본소득이 가구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로 지급되어 여성의 경제적 자율성이 강화되며, 무급돌봄노동에 대한 경제적 인정을 제공합니다.

정치적 고려사항과 정책입안 과정

정당별 입장과 여론 동향

민주당 지지층의 66%가 기본소득을 지지하며, 특히 18-34세 젊은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강한 지지를 받습니다. 인종별로는 흑인 민주당원 77%, 히스패닉 민주당원 70%, 백인 민주당원 61%가 지지합니다.

공화당 지지층은 78%가 반대하며, 62%는 강하게 반대합니다. 그러나 18-34세 젊은 공화당원의 41%는 찬성하고, 저소득 공화당원의 43%가 지지하는 반면 고소득층은 8%만 지지하여 계층간 차이를 보입니다.

국제적으로는 영국 잉글랜드웨일스 녹색당, 스코틀랜드 국민당, 자유민주당(수정된 보장기본소득 지지), 일본 레이와신센구미 등이 기본소득을 지지합니다. 보수정당들은 "인간은 일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는 도덕적 반대와 재정책임 우려를 제기합니다.

현재 정책동향과 입법 현황

연방정부 차원에서 2023년 보장소득 시범사업법(Guaranteed Income Pilot Program Act)이 5년간 4억 9,500만 달러 예산으로 제안되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중 직접 현금지급이 선례를 만들었습니다.

지방정부 단위에서는 35개 주 150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진행 중입니다. 주요 사례로는:

  •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전 위탁보호 청년에게 월 1,000달러
  • 볼티모어: 200명 젊은 부모에게 월 1,000달러(2년)
  • 타코마: 조건 없는 월 500달러 지급
  • 앤아버: 최근 보장소득 프로그램 시작

국제적으로는 웨일스가 위탁보호 이탈 청년에게 월 1,600파운드(세후 1,280달러)를 지급하는 2천만 파운드 규모 실험을 진행 중이며, 카탈로니아는 성인에게 월 800유로, 18세 미만에게 월 300유로를 지급하는 5,000명 규모 실험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실행 장벽과 도전과제

정치적 도전이 가장 큽니다. 양의 월 1,000달러 제안은 연간 2조 8,000억 달러가 소요되어 대폭적인 세금인상이나 프로그램 폐지가 필요합니다. 중산층의 세금부담 저항과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 돈을 주는 것"에 대한 보수적 반대가 있습니다.

연정구성의 어려움도 있습니다. 좌우파 연합이 필요하지만 이념적으로 양립하기 어렵습니다. 우파는 기존 복지 대체를 조건으로 기본소득을 지지하는데 이는 오히려 빈곤을 증가시킬 수 있고, 좌파는 기존 프로그램에 추가하는 기본소득을 원하지만 재정적으로 어렵습니다.

급여절벽 효과(Benefits Cliff Effect)도 문제입니다. 사회보장급여, 식품지원, 임시가족지원 등 기존 급여를 잃을 위험이 있어 연방정부 면제가 필요합니다.


지지자와 비판자의 논리적 근거

지지론자의 핵심 논거

경제적 효율성: 기본소득은 수단심사가 없어 관료적 오버헤드를 줄이고 수급자당 행정비용을 낮춥니다. 신청과정이 단순화되고 자격검증의 복잡성이 제거됩니다.

경제적 안정성: 불안정한 고용환경에서 안정적 소득기반을 제공하고, 안전망이 있어 창업과 위험감수를 가능하게 합니다. 경기침체 시 자동안정화장치(Automatic Stabilizer)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자유: 개인에게 진정한 선택권을 제공하여 원하지 않는 일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고, 돌봄노동, 예술활동, 자원봉사 등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무급활동을 지원합니다.

비판론자의 주요 우려

재정지속가능성: OECD 분석에 따르면 빈곤퇴치 수준의 기본소득은 현재 복지지출보다 GDP의 5-10%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됩니다. 대규모 세금인상이 필요해 정치적 실현가능성이 낮습니다.

근로저해효과: 모든 연구에서 일관되게 1-5%의 근로시간 감소가 나타납니다. 순소득효과로 인한 노동공급 감소는 불가피합니다.

인플레이션 위험: 구매력 증가로 인한 수요측면 가격압박이 우려되며, 특히 제약된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회비용: 동일한 자원을 표적화된 프로그램, 교육, 인프라에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표적화된 이전이 달러당 3-4배 더 많은 혜택을 빈곤층에게 제공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부작용과 흥미로운 발견들

긍정적 의외효과

지역경제 승수효과(Local Economic Multiplier Effect): 케냐 실험에서 기본소득이 지역경제 전체를 활성화시켜 수급자가 아닌 사람들의 소득도 증가시켰습니다. 이는 일반균형효과(General Equilibrium Effect)의 긍정적 사례입니다.

창업정신 촉진: 여러 실험에서 수급자들의 사업창업과 혁신활동이 증가했습니다. 경제적 안정성이 오히려 위험감수와 창의적 도전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사회자본 형성: 나미비아와 케냐에서 지역공동체의 상호부조와 사회적 연대가 강화되었습니다. 개인적 경제안정이 공동체 참여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보였습니다.

우려되었던 효과들의 반박

"술과 담배" 우려 불식: 스톡턴 실험에서 알코올과 담배 지출은 1%에 불과했으며, 대부분의 실험에서 2% 미만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빈곤층의 지출이 비합리적이라는 편견을 명확히 반박합니다.

근로의욕 저하 최소화: 우려와 달리 근로시간 감소는 주로 교육연장, 육아, 건강관리 등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활동으로의 시간재배분이었습니다.

정치적 의존성 증가 없음: 핀란드에서 수급자들의 정치제도 신뢰도가 오히려 증가했으며, 정치적 참여의식이 향상되었습니다.

설계 요소별 차별적 효과

지급방식의 중요성: 케냐 연구에서 일시불과 단기 기본소득이 같은 총액에도 불구하고 동등하거나 더 큰 경제적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지급방식 설계의 중요성을 시사합니다.

지급액과 임계효과: 충분한 지급액이 의미있는 효과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기본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진정한 경제적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기간: 장기 프로그램이 더 큰 효과를 보입니다. 단기 실험은 행동변화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미래 전망과 정책적 함의

기술변화와 자동화 대응

인공지능과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우려가 기본소득에 대한 초당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기본소득 지지는 기술적 해결책으로서의 기대를 반영합니다.

긱경제(Gig Economy)의 확산으로 소득변동성이 증가하면서 기본소득의 소득안정화 기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프리랜서와 임시직 근로자들의 경제적 불안정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점진적 접근법의 현실성

아동수당 확대: 롬니와 민주당이 제안한 보편적 아동수당이 기본소득으로 가는 점진적 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정책은 정치적 수용성이 높습니다.

부문별 기본소득: 돌봄노동자, 예술가 등 특정 부문에 대한 기본소득은 보편적 기본소득보다 실현가능성이 높습니다.

위기대응 기본소득: 팬데믹과 같은 비상상황에서의 긴급 기본소득은 정치적 저항이 적고 필요성이 명확합니다.

국제적 정책학습과 확산

정책이전 메커니즘(Policy Transfer Mechanism)이 활발합니다. 보장소득시장연합(Mayors for Guaranteed Income) 같은 정책기업가 네트워크가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유엔과 국제기구들도 사회보호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알래스카 영구기금배당금(Alaska Permanent Fund Dividend)이 개념증명 사례로 활용되고 있으며, 유럽의 보장최저소득 프로그램들과 개발도상국의 현금이전 성공사례들이 적응모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안정책과의 경쟁

일자리보장제(Job Guarantee)가 기본소득의 대안이자 보완책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고용창출을 통해 완전고용을 추구하는 접근법입니다.

보편적 기본서비스(Universal Basic Services): 의료, 교육, 주택 등 공공서비스 무료제공을 통한 간접적 소득지원 방식입니다.

근로소득세액공제(Earned Income Tax Credit) 확대: 근로와 연계된 소득지원으로 근로유인을 유지하면서 빈곤을 감소시키는 접근법입니다.


균형잡힌 평가와 결론

전 세계에서 수행된 기본소득 실험들의 실증적 증거는 일관되게 긍정적 결과를 보여줍니다. 근로저해 효과에 대한 우려는 과장되었으며, 정신건강과 웰빙 개선, 경제적 안정성 향상, 사회결속 강화 등의 효과는 명확히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실행가능성 측면에서 상당한 도전이 남아있습니다. 재정조달의 어려움, 정치적 연합 구성의 복잡성, 기존 복지제도와의 통합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합니다. 완벽한 실험은 없었지만, 축적된 증거는 적절히 설계된 보장소득 프로그램이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 빈곤 감소와 재정적 안정성 향상
  • 신체적·정신적 건강 개선
  • 근로유인 지원 (저해가 아닌)
  • 지역경제 발전 촉진
  • 경제위기 시 중요한 지원 제공

가장 성공적인 실험들은 적절한 지급수준, 장기간 지속, 최소한의 조건부과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책입안자들이 기본소득 옵션을 고려할 때, 증거는 존엄성, 단순성, 장기적 지원을 극대화하는 설계요소에 초점을 맞추고 강력한 평가체계를 구축하여 실행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학습할 것을 제안합니다.

기본소득은 더 이상 유토피아적 상상이 아닙니다. 실증적 증거에 기반한 실현가능한 정책대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변화하는 경제환경과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는 혁신적 사회정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래의 성공은 점진적 접근, 증거기반 설계,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건설적 대화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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